Chris Surridge를 그리며....

Professor Ho's Wiki Site

--Admin 2011년 5월 11일 (수) 13:22 (UTC)

5동이 어디 있느냐고 벤치에 있는 학생들에게 물어가며 KAIST의 교정을 헤메던 끝에 외국인 아파트라고 옹기 종기 모여있는 구식 아파트 형태의 건물을 발견하고 들어섰다. 호수를 확인하고 아내와 같이 심호흡을 하고 문을여니 밤 10시가 넘은 시간, 5평 남짓한 응접실에는 세명의 한국인과 예닐곱 명의 외국인들이 북적이고 있었다.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라 쭈볏거리며 있는 우리 부부는 서로 돌아가며 소개하자는 제의를 받아 들였다. 대부분이 크리스와 같은 원어민 교수, 같은 분야의 일을 하던 동료, 그리고 이웃집 사람들이었다. 크리스에 대한 얘기를 하며 눈물짓는 나의 아내에게 크리스 친구인듯 한 사람이 오히려 지금 모인 사람들은 크리스의 얘기를 가급적 하지 않고 있는 중이라고 얘기한다. 부인인 L에게는 충격이 너무 크고 현실을 납득하기가 어려운 모양인 게다.

하기야 나도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힘이들다. 바로 다음주에 이러닝학회에 발표를 해주기로 하고, 논문은 여유있게 받을 수 있도록 보내주겠다며 Skype 채팅을 바로 엇그제 하였는데... 그리고 그동안 해온 일들이 궤도에 오르고 탄력을 받아 세계 이러닝의 중심에 설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는 이메일을 한것도 바로 지난 1월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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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 Won

Thank you so much for your kind message. This is big news, as I understand it! The KAIST Global eLearning Center is a new program that I just heard about. I hope I can be of some use to them. Thank you very much for recommending my work and for promoting our friend PP.

Recently there have been massive changes in our department, and there is a renewed commitment to eLearning. This is an exciting time. With your help and encouragement, I am sure we can make this the eLearning Meca of the world.

I hope to see you soon and catch up on all of the progress that is being made.

Very best wish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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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에게 간단한 위로의 말을 건네고 나온 KAIST의 교정에는 이상한 한기가 감돌고 있었다. 아내가 말한다. "크리스는 정말 마음이 부자였던거 같아.. 자기가 부자라는 말을 계속 했었거든.." 사실 나는 크리스를 이해할 수 없었다. 전문 하키선수와 같은 운동 능력, 좌중을 휘어잡는 유머, 그리고 학생들에 대한 열정... 이 모든 것이 너무나 완벽하여 머나먼 지구 건너편에서 그렇게 멀리 와서 영어 선생님을 하였던 것일까...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재능과 그의 작업 결과물을 보고 있노라면 세상의 기준에는 너무나 초연한 그의 생각을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리고 그의 작업 결과가 빛을 보기를 원했다. 그 내용은 내가 오래동안 꿈꾸어왔던 이러닝의 종착역과도 같은 위치에 있었다. 재미있는 교육, 모두 즐거운 열정이 있는 교육으로 말이다.

이러닝은 내게는 고향과도 같은 영역이 되어버렸다. 15년 넘게 이 분야에 있으며 내가 하는 말은 "이러닝은 모두가 전문가라고 주장할 수 있는 분야이지만 누구도 전문가가 될 수 없는 분야"라는 말을 사용한다. 이러닝에서 진실로 유익한 결과를 낼 수 있는 사람은 실질적으로 가르치는 경험과 열정이 있는 사람 뿐이다. 교육을 박제화해서 캐비넷에 넣고는 무수한 이론을 둘러대는 교육학 전문가도 아니고, 어떻게 하면 기술을 이용해서 돈을 벌어볼까 하는 이러닝 기업들도 아니며, 프로젝트를 만들고 실적을 궁리하는 공무원도 아니다. 어떻게 하면 잘 가르칠까를 고민하는 마음과 열정은 자연스럽게 기술을 연구하게 하며, 교육학 서적을 뒤적이게 하며, 통계적 학습 분석을 고민하게 한다. 나는 그러한 의미에서 크리스를 진정한 우리의 이러닝 전문가이며 동지라고 생각한다. 영문학 전공으로 알고 있는 그가 기술적, 교육적 시각에서 다양한 안목과 실력을 배양하며 우리에게 보여준 발 자취는 "천재"라는 수식을 넘어 "영웅"으로 불리기에도 손색이 없다. 우리는 이러닝의 "영웅"을 떠나 보냈다.

내게는 일을 하면서 느낌이 오는 나를 사로잡는 네가지 주제가 있으며 이 주제들에게 아주 높은 관심을 기울였으며 시간을 투자하여 왔다.

  1. 애니메이션, 시뮬레이션 인터랙션을 이용한 콘텐츠 개발
  2. 오픈소스와 무들의 활용
  3. 지식 시각화와 마인드맵의 활용
  4. 게임 시나리오 기반의 학습

지금 앞의 세가지는 오랜 기간의 노력을 통해서 결과를 보고 있다. 이제 마지막 영역에서의 오랜 고민은 크리스를 만나면서 추진 방향이 구체화되고 가닥을 잡을 수 있었다. 이제 도움을 받고자 하는 크리스의 빈자리가 너무나도 크게 느껴진다. 큰 슬픔과 상실감이 우리를 엄습하지만 크리스의 열정, 존재감, 그리고 페이스 북에서 그를 그리는 추모의 글들은 결코 그의 삶이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페이스북에 그의 친구들이 그가 이 세상을 등지기 바로 얼마전에 "150살까지 살 수 있다면 조금 더 느긋하게 일을 할 수 있을텐데.." 라는 말을 하였다는 댓글을 보고 내가 논문 발표를 요청한 것이 크리스에게 스트레스를 주지나 않았는지 회한이 든다. 크리스에게 이메일 답장을 해 주지 못한 것이 못내 마음에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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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 I arranged your presentation on Friday just as you requested, so you will be able to make another one on Saturday. You'd better slow down little bit, because you are working too hard these days. Don't worry too much. Your work and idea will be continued to be develped and applied to many learning activities by your companies and followers. Take a good rest in peace. -Your friend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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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의 사이버 추모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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