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와 나쁜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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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에 캐나다 밴쿠버에 안식년을 나갔을 때 Earl's 라는 레스토랑에서 스프링 필스너라는 맥주를 먹고 캐나다 맥주에 푹 빠진 경험이 있다. 원래 술을 잘 못하는 체질이나 맛으로 먹던 맥주는 Ale 이라는 발효방식이 다른 맥주의 맛에 색다르게 눈을 뜨게 했다. 한국에 돌아와서는 맛없는 한국 맥주를 먹을 일이 없었다. 그런데 최근에 들어서는 무슨일인지 수입 맥주가 많이 눈에 띄고 텍사스에서 먹던 멕시코 맥주인 코로나가 보이고, 유럽 맥주에 Ale 방식이란 이름을 붙인 맥주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애기 엄마는 또 내가 술 먹는 것이 무었이 그리 좋은지 매일 밤 한 캔씩 맥주의 향연을 벌이고 있다. 그중의 압권은 아사히 맥주다. 일본 맥주인데도 맛이 훨씬 좋다. 이유가 무었인지 궁금해하던중 인터넷에서 그 이유 를 찾을 수 있었다.

문제의 본질은 정부 보호와 독점화에 있었던 것이다. 저급한 품질을 유지하더라도 정부가 보호해 주는 울타리에서 시장을 양분하고 위기의식 없이 국민을 담보로 하였던 나쁜 기업의 속성이 한국맥주의 맛에 그대로 나타난 것이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적당한 경쟁과 올바른 기업의식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하는 고전적인 가르침을 일깨우는 현상인 것이었다. 나쁜 기업의 예는 대기업의 SI 횡포에서도 어김없이 드러난다. 국내 이러닝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의 몰락은 대기업의 SI 운영의 폐해를 수년간 목격해 온 나로서는 안철수 교수의 지적이 오히려 진부해 보인다. 기우일지도 모르지만 그렇다면 중소 기업은 좋은 기업일까하는 우려를 지울 수가 없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과제가 운영되는 것을 보면서 오히려 중소 기업들도 기술 개발과 핵심 역량 축적이라는 본질을 외면하고 정부 과제의 지원금 자체를 열망하고 있지는 않은가에 대한 회의가 들지 않을 수 없다. 불필요한 지원은 오히려 폐쇄적인 "그들만의 리그"를 조장하면서 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오히려 경쟁을 통한 자정 능력이 없어져서 존재 가치가 없는 기업을 귀중한 국민의 세금으로 뇌사 연명하게 하는 비 효율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얼마전 받은 한 회사의 명함에 적힌 "정부과제 개발팀" 이라는 이름은 많은 생각을 하게한다. 정부 과제 지원은 실질적으로 맛있는 맥주를 만들 수 있는 업체와 그 업체의 핵심 기술을 위해 투자되어야 한다. 정부의 과제가 마치 자신의 당연한 몫이라도 되는 것처럼 생각하는 업체의 생각과 풍토를 바꾸지 않고는 맛 있는 한국 맥주를 먹을 수 없을 것이다. 심지어는 해외 진출을 모색한다는 현 시점에서 잘 못된 한국 맥주는 영원히 "한국"이라는 이름에 지울 수 없는 멍에를 지울지도 모른다.


후기: 나만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네 아사히 맥주에 대한 어느 기자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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