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수다"가 주는 네가지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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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저녁 다섯 시가 되면 와이프는 어김없이 캔 맥주 둘을 들고 내게로 온다. 요즘은 둘이 앉아 "나는 가수다"를 보는 것이 낙이 되었다. 나는 원래 TV를 잘 보지 않는다. 바보 상자라는 생각도 있지만 최근 들어 볼 만한 프로그램이 없었던 것도 이유이다. 이 프로그램이 내게 다시금 평범한 네 개의 진리를 깨우쳐 준다.

1. 시장을 읽는 힘이 있는가?
나는 강호동을 싫어한다. 그의 어투도 그렇고 넘치는 제스처도 쳐다보기가 힘들다. 그러한 그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런데 1박2일을 보다 돌리면 스타킹이 나오고 그것도 싫어서 돌리면 무릅팍 도사가 나온다. 그만이 문제가 아니라 여기저기서 나오는 유재석도 그렇고 신동엽도 그렇다. 한국에 MC를 볼 사람이 그렇게 없을까? 나는 한국의 PD들이 사람을 보는 눈이 없거나 새로운 사람을 시도해 볼만한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나태함으로 나는 내가 선호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많은 사람이 선호하지도 않을 것 같은 사람들을 안전하다는 미명하에 고정출연시키며, 색다른 재능을 가지고 있을 많은 재주꾼들을 희생시키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는 가수다"는 그러한 시장의 흐름을 읽은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다.

2. 사람들은 스토리에 열광한다.
"나는 가수다"는 스토리를 엮어간다. 똑 같은 노래도 그 노래의 과거와 그것을 부른 가수가 준비하는 과정, 그리고 그에 관련된 여러 가지 정보를 녹여 넣어 스토리를 만들어 준다. 마치 내가 불러주어 내게 의미 있어진, 또는 어린왕자와 같은 별에 사는 유일한 장미와 같이, 똑 같은 노래는 자신만의 스토리를 가지기 시작한다. 그래서 그냥 듣는 노래와는 다른 그때, 그 장소에서 어떤 가수가 부른 노래가 된다. 물론 1박2일도 스토리는 있으나, 그 속에서 전문성과 진정성을 발견하기는 힘들다. 일은 힘든 것이나 사실은 우리의 즐거움이자 기쁨이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우리들이 그렇게 힘들어하는 일(가수에게는 노래)과 그것을 전문가들이 준비해가는 진지함이 깊이가 다른 스토리를 만들어 낸다. 얼음을 깨고 겨울 냇가에 들어가는 10대의 객기가 아닌 인생의 승부사들의 이야기를....

3. 경쟁의 진정한 의미를 깨우치다.
시험의 진정한 의미를 아는가?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한 수능에 익숙한 우리는 시험을 경쟁적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시험의 본래 의미는 내가 대상을 얼마나 진정으로 이해했는가를 확인하는 것이며 모자란 점을 발견하고 더욱 개선하기 위한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을 좋은 방향으로 진화시키는 선의의 경쟁과 개선을 의미한다. 완벽할 것 같은 가수들이 경쟁을 통하여 더욱 개선된다. 그 결과는 결국 당락이 의미가 없는 모든 사람들의 만족감과 감동으로 돌아온다.

4. 모든것을 개방하고 좋은 음식을 제공하는 포탈의 중요성
최고의 가수들이 각각의 음색으로 최고의 7가지 무대를 선사한다. 그들이 받는 출연료는 미미할 것이다. 하지만 그 포탈을 통하여 관객을 각각의 가수들에게 더 관심을 가지게 된다. 자신의 홍보의 장이되고 광고주들이 몰려온다. 지명도가 높아지면 개인의 위상에 따른 여러 가지 혜택을 받게 될 것이다. 진정한 마켓플레이스의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영악한 방송사가 이 사실을 알고 음원 판매와 광고수익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ㅠㅠ 이번에도 광고는 거의 10분 넘게 지속된 느낌...

아무튼 어렵게 자리 잡은 좋은 프로그램이 지나친 욕심으로 일탈의 길을 걷지 않고 오랜만에 많은 층들을 만족시키면서 마음의 공진을 일으킬 수 있는 국민적 프로그램을 자리 잡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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